서울의 집값은 더 이상 단순한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불평등과 직결되는 화두가 되었습니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에게는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2025년 현재 그 비중은 10%대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서울에서 집 사기’가 어려워졌을까요?
1. 집값 상승과 소득 격차의 확대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청년과 신혼부부의 평균 소득은 물가상승률을 겨우 따라가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즉, 소득으로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열심히 저축하면 10년 안에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평생 월급을 모아도 못 산다’는 자조 섞인 말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2. 공급 부족과 ‘똘똘한 한 채’ 수요
서울은 토지 자체가 제한적이고,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겹치면서 신규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한정된 아파트로 몰리며 가격은 더욱 상승했습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불리는, 입지 좋은 서울 핵심지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도 청년·신혼부부의 진입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3. 전세 시장 불안과 월세 전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진 청년·신혼부부는 전세나 월세 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 제도가 약화되면서 전세 물건은 줄어들고, 월세 전환 비중은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주거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장기적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마련조차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4. 대출 규제와 이자 부담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각종 대출 규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물론 시장 안정에는 필요하지만, 청년·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초기 자금을 마련하기가 훨씬 힘들어졌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고금리 기조는 대출이자 부담을 더 키워 주거 사다리를 타려는 시도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5. 정책 지원의 한계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존재합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디딤돌 대출, 청년 전월세 대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체감 효과는 미미합니다. 지원 대상 조건이 까다롭거나, 서울 내 주택 가격이 지원 한도를 크게 초과하기 때문에 “정책은 있는데 쓸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6.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청년 세대
결국 많은 청년과 신혼부부는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장이나 생활 기반은 여전히 서울에 있어 교통난, 출퇴근 스트레스라는 또 다른 부담이 뒤따릅니다.
이는 삶의 질 문제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
서울에서 청년·신혼부부가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집값이 올라서만이 아닙니다.
공급 부족, 소득 정체, 대출 규제, 정책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단순한 시장 논리를 넘어,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주거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주거는 기본권에 가까운 문제이며, 안정적인 주거 기반 없이는 결혼·출산·노동시장 참여 등 사회적 과제도 해결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