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년층 사이에서는 점점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 많이 내고, 덜 받는다'는 말이 단순한 푸념이 아닌 현실적인 우려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금의 청년 세대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면서도, 정작 본인이 노후에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 도입된 이후 여러 차례의 개편을 거쳤지만,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기금 고갈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구조로 운영될 경우, 국민연금 기금은 2055년경이면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즉, 지금의 20~30대 청년들이 은퇴할 시점에는 연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속에서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과 수급 개시 연령 상향 등을 포함한 개혁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은 “내는 건 더 많은데, 받는 건 줄어든다”는 인식 때문에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점점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현재 청년 세대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 낮은 임금, 취업난 등으로 인해 연금 납부 자체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자영업자,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정규·특수고용 형태의 청년들은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민연금 제도는 '미래에 대한 보장'보다는 '당장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일부 청년들은 국민연금보다 개인연금이나 주식·부동산 투자 등 다른 방식으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신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국민연금은 단순히 개인의 저축 개념을 넘어서 세대 간 연대를 기반으로 한 사회보장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연대의 무게가 특정 세대에 과도하게 쏠릴 경우, 결국 제도 자체의 지속 가능성은 위협받게 됩니다.
청년들이 신뢰하고 동참할 수 있는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국회는 개혁 논의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기금의 투명한 운용,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수급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단순히 노후자금이 아니라, 모두가 안심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안전망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뢰를 잃은 연금은 그 자체로 위기입니다.
청년이 납득할 수 있는 개혁, 공감할 수 있는 설득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숫자만 맞추는 기계적인 조정이 아니라, 세대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제도의 기본 철학을 되살리는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