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간의 인연… 가깝지만 결코 쉬운 관계는 아니다
가끔 생각한다.
부모 자식이라는 관계는 왜 이토록 어렵고 미묘한 걸까.
혈육이고,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이건만 때로는 낯설고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의 부모는 나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그러나 그 사랑의 방식은 때로는 간섭처럼 다가왔고, 때로는 무심함처럼 느껴졌다.
어릴 적엔 몰랐던 감정들이 나이 들수록 차곡차곡 쌓이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말 한 마디에도 조심스러워졌다.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마음 한편은 여전히 불편하다.
그저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이들이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서도, 그것이 혹시 부담은 아닐까 걱정된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내 방식이 과연 옳은가 고민하게 되고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까 늘 눈치를 보게 된다.
이토록 사랑하는 존재와 왜 이렇게 조심스러울까.
부모와 자식이라는 인연은, 그만큼 강력하면서도 섬세한 균형을 필요로 하는 관계라는 걸 느낀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부모도 나이를 먹어가니
이제는 서로를 안쓰러워하는 감정이 더 커졌다.
그러나 동시에, 익숙하지만 편하진 않은 그 묘한 거리감도 함께 자란 듯하다.
서로의 마음을 다 알면서도 표현하기는 어렵고,
가까이 다가가자니 어딘가 어색하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소중한 관계일수록 더 많이 신경 쓰이고, 더 많이 조심스러워지는 것처럼.
나만 이런 감정을 갖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가족이기에 당연히 편하고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은 때로 우리를 더 불편하게 만든다.
조금은 거리를 두는 사랑도, 조심스러운 관심도
어쩌면 부모 자식 간의 인연에서 꼭 필요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관계로 남고 싶은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조금은 불편한 감정도 받아들이고
부드럽게, 천천히 다가가 보려 한다.
완벽한 관계가 아니어도, 진심이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따뜻한 인연일 수 있으니까.